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 9권 인종.명종실록 감상문 2017. 6. 18. 21:38

명종 실록에 명종은 보이질 않고, 시간이 갈 수록 나라는 피폐해져만 가는데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안타까움으로 한 장 한 장을 넘겨야 했다. 백성들은 벼슬아치들에게 착취 당하고, 국방과 치안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데, 사회 지도층은 권력투쟁과 부정축재만 신경 쓰는 구나.


선비와 정치

요즘엔 폴리페서 라는 말이 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정치가와 학자 사이의 거리가 어땠을까? 당대의 뛰어난 학자들이 관직에 등용되어 나라를 이끄는데 지혜를 모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라는 의식이 일반적인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편을 보면서 학자가 현실 정치에 참여하려면 정치를 배워야 하고, 반대로 정치가도 학문을 배우는데 게을리 하지 않는 다면 충분히 훌륭한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정왕후는 정치력이 상당히 뛰어났고, 학문적인 소양도 깊었다고 하나 내가 봤을 땐 둘 다 부족함만 못하였던 것이 아닌가 싶다. 정치력이 뛰어난 왕은 자신의 학문적 소양을 신하에게서 채우고, 정치력이 부족했던 왕은 신하의 정치력을 이용하기도 하였으나 문정왕후는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지 못하였기에 둘 다 제대로 갖추지 못하게 된 것 같다.

명종실록에는 퇴계 이황 이야기도 함께 실려있다. 학자가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고, 오히려 억울하게 화를 입게 되는 일이 흔했던 시기에, 그가 관직을 버리고 지방에서 학문에 집중했기에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학자가 모두 관직을 버리고 학문에만 집중하는 것은 시대의 불운이라고 생각한다. 세종처럼 학자들이 마음껏 연구하고, 그 연구결과가 꽃을 피울 수 있는 세상이 열리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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