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벌이 가부장에게 전하는 말 - 고백 그리고 반성 사람생각 2017. 7. 27. 22:44

스스로를 매우 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외벌이 가정의 가부장으로서 저의 잘 못된 생각을 깨닫고 크게 반성하게 되어,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있는 누군가에게 저의 뉘우침에 대해서 나눌까 합니다.


일의 의미

제가 인문학 교수도 아니고 일의 의미를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저도 잘 모릅니다.ㅋ 하지만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내가 일을 하지 않았으면 생각했습니다. 물론 일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단순히 돈 때문에 일하는 거라면 하지 않았으면 했지요. 돈보다는 가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가사도 일이고, 육아도 일이다. 어쩌면 나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아내를 설득해서 아내가 집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근데, 일이라는 것이...하면서 의미를 찾아가기도 하더라구요. 어떤 사명감이나 꿈이 있어서 그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그 일을 하면서 그 일이 자신의 삶에 큰 의미가 되었음을 깨닫는 경우도 많다는 것 입니다. 생활의 달인을 보심 금방 이해가 되실 겁니다.

저는 그 기회를 아내에게서 빼앗은 것 같습니다.

어른의 세상

제 나이 때문인지, 주변에 비슷한 고민을 경험하시는 분들을 자주 보고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하나 같이 집에 있으면 얼마나 정신적으로 힘든 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하루 종일 아이랑 있으면 아이가 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어른은 어른의 세상에 있어야 한다고도 하셨는데, 이해는 하지만 공감은 부족했습니다.

그래 힘들겠지, 답답하겠지 하지만 그건 감내해야 하는 것,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치부했습니다. 집에서 전업 주부로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면서도 즐겁게, 천직처럼 그 일을 잘 해 내는 사람도 많이 있기에, 더 그런 생각이 든 것 같기도 합니다.

'남들은 잘 하는데…', '더 힘든 사람도 있는데…' 참 나쁜 말, 나쁜 생각입니다.

그녀에게도 퇴근이 필요합니다

가사와 육아가 진정 그녀의 직업이고, 업무라면 당연히 퇴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낮 시간 동안 회사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 퇴근해서 제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당연히 그녀도 가사와 육아로부터 자유로워질 퇴근시간이 필요합니다.

주말에는 가사를 분담하는 남편들이 많아졌지만, 아직 주중, 평일에는 아내들이 전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외벌이 가정의 가부장의 경우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그건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가사와 육아를 직업으로써 존중한다면 당연히 주중에도 저녁시간의 가사는 부부가 부담해야 합니다.

가사도 일이라면 아내도 퇴근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당연하단 생각을 버리세요

제가 언급한 것들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들인데, 우리 사회는 너무나 당연하게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해 온 것 같습니다. 저도 그 일부지만, 여성에 대한 그 불평등한 생각이 지금 우리 사회의 많은 여성, 가족 문제의 발단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일을 해야 합니다.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하고 기회를 줘야 됩니다. 만약, 여성이 전업 주부 역할을 하게 된다면, 우리가 퇴근하듯이 가족을 돌보는 일에서도 퇴근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어른들의 세상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친구도 만나고 동호회 활동도 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세요.

지금 보다 나은 미래, 찬란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남편들의 생각부터 바꿔야 할 것 같아 이렇게 동지들에게 전하는 말을 적어 봅니다. 옛날 어른들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남편들, 다른 부부랑 비교하지 마시고, 그 동안의 기준을 과감히 버립시다. 제도나 복지, 법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남자들의 생각이 바뀌면 자연스레 사회도 바뀔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을 위해서 우리부터 변해 보아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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