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 11권 광해군일기 감상문 2018. 1. 23. 22:44

광해군은 주변의 기대가 매우컸지만, 권력 강화에 지나친 집작을 보이고 미신을 신봉하는 등 불안정한 심리 상태로 인해 나라를 수렁에 빠뜨렸다. 나라의 대신들 조차 그런 광해군을 이용할 뿐 바른 말을 하는 자가 없으니 백성들에대한 착취는 더 심해지고 비정상적인 나라 운영이 계속되었으며, 결국엔 인조반정으로 왕권을 내려놓게 된다.


옥사 부분

광해군의 일방적인 권력 남용과 그것에 빌붙어 개인 출세를 노리는 간신배들이 비극을 만들었다. 권력 분립과 권력의 견제가 왜 중요한지 새삼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왕조에서 권력분립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같지만, 왕이 분리된 하위 조직들을 신뢰하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힘을 실어주고, 왕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방향을 잡고 하위 기관의 이해관계를 잘 조율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왕은 신하들의 의견을 고루 들어야 하고, 권력에 취하기보다 오히려 권력의 남용을 부단히 경계해야 하는데, 그것이 어찌 쉬운일이랴.

외교 부분

광해군은 명과 후금 사이에서 실용적인 외교를 유지하려 힘썼지만, 당대의 대다수 신하들의 사대주의에 매몰되어 있었다고 한다. 나라가 망하더라도 중국을 따르겠다는 그들의 생각에 광해군 홀로 맞서는 모습이 나오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기도 하면서도, 낮설지 않은 모습에 안타깝기까지 하다.

실용과 명분을 앞세워서 나라를 위하는 큰길보다 당장 제 살길을 찾는 모습은 근현대사에서 우리가 일본에 흡수되는 것이 차라리 더 좋다고 일본의 앞잡이가 되어 국민을 선동했던 친일파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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