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감상문 2023. 6. 30. 10:24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사다리 걷어차기'를 꽤나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상당히 젊었을때, 경제와 정의에 대한 열정을 갖고 단번에 읽어냈던 기억이 난다. 그 책들은 내가 노암 촘스키의 책을 보고 미국의 양면적인 모습들과 그 역사에 대해서 알게되면서 갖게되었던 서방 선진국들에 대한 거부감과 배신감 그리고 분노에 대한 경제적인 사실 관계를 공부하는 것 같았다. 다소 의외였던 것은, 장하준 교수가 박정희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중앙 집중적인 계획과 보호 무역주의로 우리 경제 발전의 큰 공을 돌렸던 것이다. 나는 사실 그 전에는 박정희 신화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지만, 그 시절 정치, 사회적인 문제는 둘 째 치고 경제적인 성과에 포커스를 맞췄을 때 결과적으로 분명히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와중에 전두환과 노태우 정부의 공과도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해보게 되었고, 그 후로도 정치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 외교적인 문제와 인도주의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물론,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그것들은 다시 합쳐져야 한다. 그래서 전두환은 변함 없이 개새끼이며, 정권에서 보여줬던 일부분의 긍정적인면들은 분명하게 분리되어서 평가되어야 한다. '그래도 박정희가 경제는...' 이딴 소리로 독재자의 죄를 희석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요리와 재료에 대한 이야기로 가볍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거기에 하나의 경제학적인 화두를 던져서 경제적인 고민과 사유를 유도하는 형식의 17개의 글을 모은 책이다. 요리 이야기도 재미있고, 경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경제 이야기는 예전에 다른 책에서 봤던 내용들이, 보호 무역주의와 제조업의 중요성등, 있어서 복습하는 기분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요리 이야기가 매우 신선했는데, 장하준 교수의 해박한 지식과 요리에 대한 열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이 정도는 되어야 글로벌 작가 될 수 있는 것인가', '교수님은 요리도 잘하시는 구나', '나도 더욱 다양한 세계의 요리에 도전해봐야겠다' 등의 생각들과 함께 엄청난 자극이 되었다. 요리 몇 개 좀 잘한다고 거들먹 거리던 내 모습이 참으로 부끄러웠다.ㅎ 물론, 나와 가족들을 만족시키는 대는 부족함이 없는 실력이지만, 견문을 넓히고 다양한 요리에 도전해서 더 큰 만족을 선사해야겠다.ㅋ

멸치 이야기가 매우 재미있었는데, 다양한 국가와 문화에서 소비되는 멸치 이야기로 시작해서, 멸치를 양식으로 하는 태평양 연안의 새들의 배설물을 통해서 국가적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룬 페루의 이야기로 이어지다가, 공기중에서 질소를 분리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 비료가 생산되면서 천연 질산염 생산 산업이 쇠락하는 이야기까지 확장된다. 고도의 기술력이 천연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귀결되는 그 과정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ㅎ

코카 콜라가 코카나무 잎과 콜라나무 열매, 포도주를 주재료로 한 음료로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코가나무와 콜라나무라니. 말 장난 같은 설명이 사실이라니. 그냥 코카 콜라를 그대로 외우고 있는 호기심 부족한 나를 질책하고 싶다. 이러한 호기심이야 말로 지적 즐거움의 재료이며, 영감의 원천이며, 창조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잊지말자.ㅎ

마지막으로 맺는말에서 이 책의 탄생 과정에 대해서 알게되었는데, 책 쓰는것이 쉽지 않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소프트웨어를 재료로 이런 책을 한 번 정리해 보고 싶다. 생각을 계속하고 있는데, 언제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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