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빌에 이어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나쁜녀석들을 봤다. 너무 재미있게 봤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여러 장면들과 다양한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 맴도는 것으로 보아 참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보고 나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추천했는데, 나도 나중에 그 감흥을 조금이나마 다시 떠올릴 수 있게 여기에 글을 남겨둔다.
킬빌처럼 몇 개의 에피소드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집중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반지의 제왕 같이 긴 대 서사극을 보면 좀 처지는 경향이 있는데, 킬빌도 그렇고 이번 영화도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각각의 이야기는 따로 봐도 재미있고, 전체적으로도 진한 배경색을 공유하고 있어서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와 메세지가 온전히 전해진다.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다. 한스 란다 역할을 맡은 크리스토프 발츠의 연기는 정말 너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들어서 소름 돋았다. 알도 레인 역의 브래드 피트도 평소 이미지와는 다른 재미있는 역할을 잘 소화해 내주었다.
내용 면에서도 잔잔한 여운이 남는 좋은 경험이었는데, 특히 2차 세계 대전과 인종 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지루하지 않게 잘 풀어 내면서도 그 안에서 서로 다른 배경의 다양한 캐릭터를 갖은 인물들을 통해서 여러 관점에서 사건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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