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원 제목은 "How to Be Perfect: The Correct Answer to Every Moral Question" 이다. 완벽해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만 일상에서 만나는 윤리적인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는 소개글을 보고 선택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속은 기분이 들긴하지만 그래도 한 번 더 내 삶을 돌아보고, 삶에 대한 나의 철학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화나면 무서운 사람이 되자
나는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내가 화내는 것이 상상이 안간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근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의 덕을 설명하면서 화를 낼줄 모르면 자신을 향한 모욕을 받아들이고 가족과 친구를 향한 모욕을 그냥 지나처 버릴 수 있고, 이것은 노예근성에 불가하다고 했다. 그러게, 나는 화가 좀 부족한것 같다. 그럴 수도 있지, 사정이 있겠지라고 너그럽게 생각하는 것도 적당히 해야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지켜야할 사람들을 위해서 과감하게 화를 내자. 화나면 무서운 사람이 되자.
윤리적 피로감
언제나 옳은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꽤나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피로감을 피하기 위해서 적당한 변명거리를 내세워서 사소한 규칙을 어기는 것을 당연시 해서는 안된다. 반대로 사소한 규칙을 어길 수도 있지만 그 모습이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길에 쓰레기를 버리고, 무단횡단을 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은 아니지만 했다고 해서 석고 대죄할만한 일도 아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부끄러운 줄 아는 것이다. 쓰레기를 버리고 이동해야 하는데, 쓰레기통을 찾다가 못 찾아서 길 한켠에 가지런히 내려놓고 떠날 때도 규칙을 어긴 것에 대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은 스스로 기준을 점점 더 낮추게 되고, 결국은 규칙을 더 자주 많이 어기고 윤리적으로 문제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길에 쓰레기나 담배 꽁초를 아무대나 버리는 것, 무단횡단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고, 해서는 안된다. 분명히 잘 못된 행동이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참 피곤하게 사네, 그렇게 착하게 살면 피곤하지, 어떻게 그걸 다 지키고 사냐라는 변명보다는 다음부터는 하지 말아야지 살포시 다짐하고 넘어가길 바란다.
이런 작은 일에 옳고 그름의 윤리 기준을 내려 버리면 스스로 윤리적으로 수준이 낮은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것은 언젠가 크고 무서운 일에 아주 나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뺑소니 살인 사고가 될 수도 있고, 불법적으로 부를 축척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으며, 결국 범죄자가 될 가능성을 꾸준히 높히는 것과 같다.
다시 시도하라. 그리고 다시 실패하라.
어쩌면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은 실패인 것 같다. 나는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그 과정을 꽤나 즐긴다. 하지만 그 과정에 온전히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실패는 자괴감이 들게 되고,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럴때일수록 스스로를 격려하고, 용기를 내서 다시 도전하려 한다. 우리의 윤리적인 행위도 마찬가지다. 잘하려고, 선한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못한 경우가 있다. 아침에 한 다짐이 무색해지고 내 자신이 초라해지는 순간이 온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다시 시도하고, 또 다시 시도하자.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 부분은 나의 삶의 철학과 매우 비슷한 부분이다. 인생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어디에 위치하냐보다 어디를 향하고 있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비웃을 수도 있고, 때때로 허탈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어디에 있든지 내가 향하는 곳은 흔들리지 않기를 다짐해 본다.
나를 위해 좋은 사람이 되자
더 좋은 삶을 위해서 완벽해지는 방법으로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끊임 없이 고민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때때로 사과하면서 다시 또 시도하고, 자신이 우연히 갖게 된 것에 대해서 겸손하게 배풀면서 착하게 살라는 이 책을 누가 좋아할까? 절대 베스트 셀러는 될 수 없을 것 같다. 오늘 날은 옳고 바른 삶보다는 남들 보다 멋지고 잘 사는 것 또는 평온한 삶을 위해서 남보다 내 삶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이다. 부자가 되는 법, 성공하는 법, 이기는 법 그리고 그러지 못 했을 경우 평안을 찾는 방법에 대한 내용들이 베스트 셀러 리스트를 꽉 채우고 있다. 이런 도덕 선생님 잔소리 같은 책은 아무리 재미있다고 소개를 해도 잘 팔리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이 책을 찾는 사람은 꽤나 많을 것이다. 철학이란 그런 것이다. 정신 없이 세상을 살다가도 잠깐 멈춰서서 한 번 쯤은 생각해 보게 된다. 왜 사는 것일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물론, 먹고 마시고 싸는대 정신 없는 시간이 계속 된다면 그런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 뭐, 그것도 어느 정도 운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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