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바닷속으로 가져가 버린 우리의 신뢰 사람생각 2015. 12. 19. 19:41

세월호에 대해서, 세월호가 남긴 상처에 대해서 생각도 많고, 몇몇 글도 적었지만,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꼭 공개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신뢰의 비용에 대해서 짧막하게나마 여기에 글을 남긴다.

그만하지 말하야 한다

세월호 하면 생각나는 말들 중에 "이제 그말 해라"라는 말도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는 세월호를 억지로라도 잊으려 했고, 언급하는 것 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유민아빠 “‘그만해라, 지겹다’ 이런 시선이 따갑다”미디어 오늘 기사

하지만, 왜 그런 부적합한 배가 운행될 수 있었는지. 법률상의 문제나 행정상의 문제가 생긴 이유와 다른 부분에서 비슷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예를 들어 교통이나 항공분야)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왜 운행상에 문제에 대해서도 마찮가지로, 운행을 어떻게 잘못 했길래 하필 그때 사고를 초래하게 되었는지, 선장과 승무원들의 잘 못된 행동에 대해서 연구해서 전파되어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사고가 난 후 왜 우리는 사람들을 제대로 구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해경을 비롯한 행정시스템 전반을 조사해보고 뼈저리게 반성하고 교훈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사고가 나기전, 운행중, 그리고 사후 대책 모두 다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서 충분히 꼼꼼하게 조사하고 연구해서 그 결과를 사회 구성원들에게 적절하게 공유해야 한다.

신뢰가 회복될때까지 더 해야한다

그런 노력이 없다거나 잘못 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비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분명 세월호 사고 이후 사회 각계 각층에서 안전에 대해서 고민하고 조사하고, 많은 후속조치가 이루어졌다. 안전에 관련해서 잘모르고, 관계자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어떤 조치가 어떻게, 얼마나 잘은 모르지만 변화는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일반인이 내가 생각했을때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그 이유는 세월호 이후에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회복 되었다고 생각되지 않고, 또한 회복되고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의혹을 제기하고, 답답해 한다.

충분히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 지고 그것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공유되어 신뢰가 회복될때, 사고 이전 보다 확실히 더 안전한 시스템과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공감대가 형성 될때까지 끝없이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때문에 국가안전처가 생겼는데, 국가안전처의 첫번째 임무가 그 것이 아닐까 싶다.

조사와 연구가 특정 세력과 기존 기득권, 관계자들로부터 독립적으로 진행되어야 함은 당연한 것이며, 신뢰를 쌓기위한 첫걸음이다.

세월호 처리비용 < 신뢰의 가치

세월호에는 정치 문제가 얽혀있다고들 한다.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서 다른 부분으로 논의가 되기 어려운 구조가 되어 버린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지금 세월호 처리비용 문제 조차 정치적 문제로 치부되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에는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적인 룰과 룰을 준수하는 문화, 잘못을 개선하려는 의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정치색보다 그것들이 몇배나 중요한 본질이지만, 본질은 퇴색되어 버린채 잊혀져 가고 있다.

그렇게 잊혀져 가면서 세월호 이후 사람들은 각자 살길을 찾게 되었다. 각자 살아 남을 길을 찾는 사회가 되었다. 안전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모든것에서 우리 사회 시스템에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나는 그 신뢰의 가치가 세월호 처리비용보다 몇배나 더 크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침물을 둘러싸고 지난 1년간 벌어졌던 수많은 사회적 갈등과, 그에 따른 보이지 않는 비용까지 따져본다면 과연 인양에 들어가는 금액을 비용으로만 보는 게 타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꽃이 피어도 봄은 멀다 … 진상은 가라앉고 현상만 드러나, 김연수 작가

돈만이 문제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환산하여 가치를 따지고 싶은 것이 아니다. 심리적으로 철학적으로 사회과학면에서...내가 아는한...모든 면에서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가져가버린 우리 사회의 신뢰의 가치는 엄청난 것이다.

  1. 선장과 승무원을 믿지 못한다.
  2. 안전한 배만 운행되고 있다고 믿지 못한다.
  3. 정상적인 절차로 허가를 내준다고 믿지 못한다.
  4. 국가 기관으로부터 구조 행위를 믿지 못한다.
  5. 국가와 행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한다.
  6. 사고 이후 진상조사를 믿지 못한다.
  7. 사고 이후 각 분야의 문제들이 개선될 것을 믿지 못한다.
  8. .....과연...마음 편히 하루라도 보낼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그냥 하나의 사고라고 하기엔 너무 복잡한 문제이고, 그냥 잊어버리기엔 우리가 잃게 되는 것이 너무 많다.

그날의 아픔은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가라앉은 신뢰를 꺼내기 위해서는 몇번이고 잊혀짐속에서 세월호를 다시 꺼내야 한다. 그것이 슬픔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이고, 남겨진 우리와 다음 세대를 위한 것임이 틀림없다. 맛소금

...하지만...언론과 정부는 더이상 회자되는 것을 원치 않는것 같다. (글 작성후에 접한 소식...)
[기사] "TV에 안 나오는 세월호 청문회, 느그가 언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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