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작한 등산 모임에서 산에가는 횟수가 늘면서 가족들로부터 혼자만 돌아다닌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함께 산으로 자연으로 떠나기 위해서 캠핑을 시작했다. 9월부터 10월까지 2달동안 7번의 캠핑 기록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캠핑의 시작
우선 텐트랑 기본적인 용품 먼저 사서 가까운 한강 공원 난지 캠핑장으로 떠났다. 텐트는 카즈미 X5를 선택했는데, 이유는 이뻐서ㅎ. 텐트는 새 것 같은 중고가 참 많다. 한 번 사용하고 바로 물건으로 나와도 반값에 나오니까 중고로 사는것이 좋은것 같다. 캠핑의자는 한강공원에서 사용하던 의자가 있어서 따로 안샀고, 테이블은 코스트코 롤테이블로 장만했다. 집에 작은 테이블이 있긴 한데, 조리하려면 좀 큰게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큰 걸로 샀는데, 확실히 커서 수납이 쉽진 않다.
9월 2일 난지 캠핑장에서 첫 캠핑을 시작했다. 날이 아직 더워서 텐트치고 나니 땀이 한 바가지였다. 하지만 밤에 잘 때는 한 방 중엔 쌀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전기 장판을 주문했다. 그리고 방문한 곳이 프리캠핑존이었는데, 프리캠핑존은 화로대에서 불을 피울 수가 없었다. 불멍하는 사람들을 멍하게 바라보면서 밤을 보냈다. 화로대도 바로 주문했다. 뭘 사야할지 모를때는 국민xxx를 사면 된다.
9월 8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시 난지 캠핑장으로 갔다. 이번에는 B구역이다. 두 번째 텐트 피칭이었는데, 가족들이 힘을 모아서 하니까 하나도 안 힘들었다. 야외에 나와서 텐트치고 테이블 세팅하고, 음식 만들어서 먹는 일이 어쩌면 사서 고생하는 건데, 함께하는 그 시간이 즐겁다. 그래서 캠핑이 좋다.ㅎ 함께 잘 곳을 만들고, 먹을 것을 준비하고, 함께 어두운 밤을 보내는 그 시간이, 아주 원초적인 그 시간이 서로의 존재를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장작이 12000원이었는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손도끼를 주문했다.ㅋㅋㅋ 갬성 캠핑용품으로 로우 체어도 하나 사고, 2인용 벤치도 샀다.
수산 아카데미 - 첫 우중캠핑
추석 연휴를 보내고 10월 1일에 산속에 있는 남양주 수산아카데미 캠핑장으로 갔는데, 비가 왔다. 연휴라서 캠핑장 예약하기 진짜 힘들었는데, 비가 오다니.ㅠ
다행이 텐트 칠 때랑, 걷을 때는 비가 많이 안왔다. 다만, 텐트를 젖은 채로 집에 가져와야 해서 관리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화로대를 텐트 타프 안쪽에서 설치해서 불을 피웠더니 텐트 전체가 아주 훈연이 되었다.ㅋㅋㅋ 내 몸에서도 불 냄새갘ㅋㅋㅋㅋ
잠을 재대로 옷자고 계속 깼는데, 빗소리가 워낙 시끄러워서;;; 진짜 텐트 찢어지는 줄 알았다. 암튼, 다음날 엄청 피곤했다. 1박인데도 힘들었다.
새로 산 장비는 그리들과 손도끼ㅋ 아주 잘 썼다.
노을공원 캠핑장 - 맹꽁이 열차
예약이 어려운 노을공원 캠핑장의 취소표를 잡았다. smtm를 조금 개조해서, 취소표가 나오면 텔레그램 챗봇으로 알림을 주도록 해서 취소표를 잡았다. 난 천재다.
맹꽁이 열차타고 올라가는 것이 조금 번거로웠지만, 장소도 넓고 시설도 깨끗하고, 가격도 싸고, 거리고 가깝고 참 좋았다. 이번에 새로산 장비는 오징어등이라고 불리는 스트링라이트다.
수산 아카데미에서 다른 캠퍼들이 사용하는거 보고 검색해서 구매했다. 근데, 막상 노을에는 쓰는 사람이 없어서 조금 민망했다. 왜냐면 너무 밝아서 밤에 확 눈에 띄기 때문에, 마치 주점이라도 오픈한것 같은 기분이다.ㅋㅋㅋ
서울 중랑캠핑숲 가족캠핑장 - 숲속 캠핑
여기도 예약이 진짜 빡센곳인데, smtm의 힘을 빌렸다.ㅋㅋㅋ 취소표 나온것을 잡아서 10월 15일에 다녀왔다.
숲속에 있지만, 동시에 서울안에, 전철역 옆에 있어서 밤에 스타벅스에 걸어서 다녀올 수 있다.ㅋㅋㅋㅋㅋㅋ 최대 단점은 화로대에 불멍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숲이라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 같다. 서울이라고 하지만 거의 구리에 가까운 곳이라서 지방에 내려간 기분일 들기도 했다. 건물도 많이 낡고 사람도 적어서ㅎ
가평설악 하늘계곡 캠핑장 - 계곡 캠핑
계곡 바로 옆에 위치한 캠핑장이다. 아이들이 놀기 좋이다. 계곡 접근성도 좋고, 계곡이 너무 깊거나 위험하지 않아서 좋았다. 사이트 넓고 시설도 좋았다.
다만, 새벽부터 울어대는 닭은...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새로 장만한 용품은 아이스 박스!
진동리 국민여가캠핑장 - 첫 강원도 캠핑
강원도의 자연은 언제나 나를 설레이게 한다. 그리고 교통체증은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한다.ㅋㅋㅋㅋ
금요일 오후 일찍 출발해서 정말 차가 하나도 안 막혔다. 너무 좋았다. 멀리 온김에 첨으로 2박 캠핑을 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고 날씨도 엄청 좋아서 낯에 놀때나 밤에 잘때 모두 딱 좋았다.
캠핑장 시설도 좋고, 직원 분들도 모두 친절하고, 핼로윈 준비도 안해갔는데, 좋은 이웃들 덕에 애들도 핼로윈캠 즐겁게 잘 하고 왔다. 2022 마지막 캠핑을 아주 성공리에 잘 마쳤다.ㅎ
침낭을 새로 장만해서 개시했다. 혹시나 추울것 같아서 이불도 가져갔는데 딱 좋았다.ㅎ
마치며...
짧고 굵게 즐거운 캠핑을 마쳤다. 짧게 나마 알게된 캠핑의 즐거움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많은 캠핑 장비를 준비해서 번거롭게 텐트를 치고, 걷고 그리고 정리하는 것이 자신이 없어서 캠핑보다는 리조트를 더 선호했는데, 가족들이 다같이 힘을 모아서 분업을 하니까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와이프랑 아이들이랑 함께 텐트치고, 정리하고 기꺼이 서로 돕고 의지하니까 힘들어도 할만한 것 같다. 솔직히 아이들이 더 어렸으면 와이프가 애들보고 내가 혼자 텐트치다가 지쳤을지도 모르겠다.
자연속에서 하룻밤을 온전히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아이들이 넷이서 한 곳에서 같이 자는 것을 엄청 좋아한다. 자려고 누우면 풀벌래 소리, 바람 소리, 새 소리, 계곡 물 소리, 사람들 발걸음 소리까지 또렷하게 들린다. 비라도 오면 우산 아래서 잠을 청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솔직히 편한 잠자리는 아니다. 가끔은 무섭고, 자다가 화장실갈때 넘 불편하다. 첫 캠핑때 막내가 깨서 화장실가는데 다같이 일어나서 다녀왔다. 짜증날 수도 있었는데, 그냥 웃음이 났다. 자다가 다같이 화장실을 가는 그 상황이 웃겨서 다같이 신나게 웃었다.
가족 여행가면 보통 자기전에 다같이 밤 산책을 하는데, 캠핑할 때도 산책하기 딱 좋다. 산 속, 숲 속, 계곡도 거닐고, 다른 사람들 텐트도 구경하고 함께 걸으며 이야기나누는 그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 여행지의 낯과 밤을 모두 함께 느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시간이 참 소중하다. 낯에 있었던 재미있던 일과 내일 일정에 대한 기대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낯선 여행지의 캄캄한 모습을 관찰하고 소감을 나누기도 한다.
캠핑 살림을 하나씩 사 모으면서 캠핑장에서의 생활을 조금씩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초보 캠퍼이고, 차도 좁아서 많이 사지는 못하지만ㅋ 조금씩 새로운거 하나씩 더 해보는 재미도 캠핑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귀뚜라미 잡아서 그림도 그리고, 갖가지 캠핑 음식도 해먹고, 그럴듯 한 별사진도 찍어보고, 장작도 직접 해보고, 숯에다가 고구마, 쥐포도 구워먹고ㅋㅋ
초보 캠퍼라 장비도 없고, 자신도 없어서 동계 캠핑은 쉬고 내년 봄에 다시 시작해 볼라구 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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