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감상문 2017. 8. 1. 22:00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일본 영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블루레이를 빌렸다. 제목만으로도 짐작이 가는 내용이지만 그 뻔한 내용으로도 잔잔한 울림으로 결혼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일본 영화 특유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극적으로 클라이맥스까지 감정을 끌어올리는 일 없이 천천히, 잔잔히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래서 그런지 가만히 생각하면서 보기에 좋은 것 같다. 격하게 감정선을 흔들지 않아서 오히려 천천히 생각하면서 보기에 좋았다.

여성에게 결혼과 일의 의미가 갖는 고민 거리에 대해서 3명의 주인공을 통해서 전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와 사회상이 상황이 비슷해서 조금 놀랐고, 그만큼 탄탄한 공감대 위에서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 같은 고민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일을 그만두면 그 동안의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두렵다는 마이짱의 고백. 임신 가능 진단서를 떼 달라는 말에 남자 친구랑 헤어진 사와코상. 일을 너무 좋아하고, 집중한 나머지 일과 개인 생활의 경계가 없는 수짱은 연애보다 일이 먼저다. 상황은 다르지만 각자 자신의 일이 있고, 결혼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의 결혼은 자신의 일을 포기하게 만든다. 일을 위해서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인간에게 일이 갖는 의미는 몇 마디, 몇 문장으로 쉽게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고, 일이 개인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찾지 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하지만, 왜 여성, 특히 결혼과 출산을 겪어야 하는 여성에게는 다른 잣대를 내미는 것일까. 그것이 결혼 때문이라면, 결혼이 중요할까 일이 더 중요할까?

이건 하루 빨리 풀어야 할 나의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유 없이 서로 다른 기준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에서 이것은 남녀 평등의 문제이기도 하다. 여자나 남자나 결혼과 출산 때문에 자신의 일이 폄하되거나 희생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지금 당면한 여러가지 사회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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