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숨결이 바람 될 때 감상문 2020. 3. 9. 23:22

2년 전에 선물받은 책 숨결이 바람될때를 읽었다. 이미 알고 있지만 모른척 하고 싶고, 마주하게 될 것을 알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내용일 것을 알기에 읽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더는 책상에 꼽아두고 싶지도 않아서, 코로나로 길어진 시간을 이용해서 잔잔히 읽어 보냈다.

내용은 생각했던대로 아주 그대로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한나의 선물이 생각났다. 둘 다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 때 마음이 생생히 떠오르는 것 같았다. 죽음이라는 것은 잊혀진채로 살 수 있는 것 같지만, 언제나 삶과 함께 있다.

죽음 자체가 힘든 것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이 더 큰 고통이며, 슬픔일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어쩌면 나의 죽음 중 일부나 다름 없다. 떠나버린 그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별의 슬픔이 가슴 가득 차올라 눈물이 밖으로 흐르게 된다.

책을 문학적인 내용을 받아드리기 보다, 순전히 나의 경우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폐암 판정을 받았더라면, 다시 수련의가 되기 위한 힘든 도전을 시작할 수 있을까? 아세트 아미노펜에 의존해서 힘겹게 당당한척 할 수 있을까. 나는 못 할 것 같다. 내 삶은 그 것이 전부가 아니다.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면 계획을 변경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의 도전, 그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죽음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그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수련의가 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하던, 가족들과 새로운 삶에 집중하던 선택은 자유다. 중요한 것은 죽음 앞에서 자유로운 그 담대한 모습이다. 죽음은 언제나 우리 옆에있다. 우리 남은 인생이 10년이던, 1년이던 죽음을 담대하게 맞이 할 수 없다면, 우리는 결코 우리의 인생을 온전히 살아낼 수 없을 것이다.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담대하게 온전한 내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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