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를 알게 것은 우연히 하정우씨와 위화 작가의 만남과 영화 제작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나서였다. 세계적으로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호기심이 생겨서 덥석 구입했다.
소설 배경이 중국이라 몰입이 쉽지 않았지만, 일전에 읽은 중국 소설 '사람아 아 사람아'와 비슷한 풍경이 연출되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여러가지 생각이 났고, 웃음과 눈물이 있는 재미있는 소설인것 같다.
허삼관이 허옥란과 결혼하였지만 첫째 아들 일락이가 이전 남자 하소용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하소용이 교통사고로 죽을때까지 하루가 조용할 날이 없이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에 실소를 그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허삼관의 푸근한 인간미를 느끼며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일락이를 데리고 국수집으로 갈때와 일락이가 본인의 아들이라고 선포하는 부분에서는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아버지라는 존재로서 모습과 한 인간으로서의 아버지 모습이 모두 생각 났다.
중간에 문화혁명이 나오면서 비판대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나는 아직도 문화혁명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지만, 이번에도 일전에 읽었던 '사람아 아 사람아'가 그 시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지난 여름 휴가차 다녀온 중국 여행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복잡한 역사 속에서 중국의 평범범한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내용이 많았다.
이야기가 절정에 이르는 것은 일락이의 간염병 때문에 허삼관이 상하이까지 가면서 피를 계속 파는 과정이다. 허삼관은 죽을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피를 계속 판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숱한 어려움을 겪지만 그 가운데서도 인간다운 마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은 눈물 겨운 애잔함을 전해 준다. 한겨울에 강물을 퍼 마시며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그 모습을 보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으려 애쓰고, 배를 얻어타면서도 염치를 지키려는 모습은 항상 뭔가 서툴고 부족하지만 한결같이 진솔한 그의 인간미를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재미있게 읽었고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 우스꽝스럽고 기괴한상황 속에서도 인간미를느낄수 있어서, 읽는내내 훈훈한 마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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